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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여행 간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2박 3일로 짧게 여행을 가기로 했다.

 

급하게 가는 것이라서 안 가본 곳에서 가격 적당한 곳을 찾아볼려고 하니 필리핀이 눈에 띄었다.

필리핀 중에서도 마닐라가 가장 쌌지만,  치안 문제도 있고 뭐 볼 것도 없어 보여서 넘어갔다.

그리고 세부를 봤지만, 의외로 바다가 먼 거 같아 다른 곳을 찾다가 전에 들은 것이 있어 보라카이로 갔다.

 

그렇게 도착한 칼리보 국제공항은 매우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행기가 착룩하고 나서도 한참을 나가지 못 하고 있다가

나중에 그 이유가 이민국 직원이 안 왔기 때문이라고 해서 황당했다.

 

일단 나오니까 위의 사진처럼 칼리보 국제공항은 어디 시골 버스터미널같은 모습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사실 이 때는 새로운 곳에 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들떠있었다.

 

그리고 나서도 한참을 기다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갈 수 있었다.

재미난 사실은 오는 비행기가 별로 없어서 인지 입국심사장과 수화물 찾는 곳이 붙어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수화물로 맡긴 짐이 없어서 바로 갔다.

 

그렇게 나오자마자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뭔가 하니 가기 전에 예약해둔 사우스웨스트 직원이었다.

나가기 전만 해도 혹시나 못 찾을까봐 살짝 걱정했지만, 위와 같이 바로 앞에서 이름을 부르니 기우였다.

바로 내가 응답하자마자 옷에다가 행선지 스티커를 붙이고 안내받은 곳으로 차를 타러 갔다.

근데 하필이면 스티커를 붙일 때 입은 옷이 긴 팔이라 이 옷을 가방 안에 넣지 못 하고 들고 다니다가 다시 입어야 했다.

 

다른 비행기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있어서인지 나는 작은 밴을 타고 가야 했다.

굉장히 오래된 듯한 커튼의 쿰쿰한 냄새 때문에 한 번씩 기분이 깼지만

창 밖에 풍경은 이 때까지 갔던 곳과는 확실히 달랐다.

 

그 전에 갔던 곳들은 우리나라랑 비슷하거나 더 추운 곳들 밖에 없어서 12월에 야자수를 본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트라이시클도 이국의 느낌을 확실히 주었다.

 

여튼 이렇게 1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선착장까지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보라카이 출입 정보를 작성한 다음, 사우스웨스트 직원을 따라가면 배를 탈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사우스웨스트를 예약할 때 배값까지 포함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배라고 해서 솔직히 크루즈 같은 걸 기대했지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보트 수준이었다.

이걸로 10분, 15분 정도 타고 가니까 드디어 보라카이로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라 숙소까지 또 가야했다.

숙소로 가는 건 사우스웨스트 직원이 또 따로 차를 잡아서 갔다.

 

군대 있을 때 탔던 박스카스러운 녀석을 타고 숙소까지 달려갔다. 숙소를 도착하니까 2시가 되었다.

장장 4시간을 비행기를 타서 필리핀에 도착하고 또 4시간을 배타고 차를 타서 보라카이를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니 문득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없는 시간 구경을 해야 했으므로

바로 옷만 갈아입고 해변가를 구경하러 갔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던 화이트 비치, 스테이션 2를 먼저 갔다.

내가 기대했던 야자수 박힌 바다를 보자마자 그 동안의 고생이 싹 잊혀졌다.

아직 24℃ 정도로 따뜻한 온도도 우리나라의 추위에 지친 나에겐 큰 힘이 되었다.

 

집을 나온 이후로 제대로 먹은 게 없어서 조금 걷다가 KFC로 들어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내가 고른 건 징거 스테이크였는데, 밥이 같이 나오는 걸 보고 신기했었다.

그러고보니까 필리핀에서는 KFC에서 밥을 준다던 거 같았는데 그걸 우연히 증명하게 되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는 수저가 있는데 열로 소독하고 있었다.

여담으로 핸드폰을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면서 있다가 저 수저를 꺼내려다가 감전당할 뻔 했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스테이션 3이었다. 뭐 쭉 이어진 해변을 왔다갔다 한 거지만.

사실 이 바다 어디를 가도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가서 스테이션 1로 갔다.

스테이션 2, 3이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다면, 1은 확실히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밑의 사진의 저 섬은 윌리스 락이라는 암초인데, 저기엔 성모상이 있었다.

사실 그냥 만들어놓은 조형물인 줄 알았는데 나름 이름이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그러고나서 피곤해져서 바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1시간 반 동안 아로마 마사지를 받았는데, 종아리 쪽 근육이 매우 뭉쳐 만지니까 발바닥에 쥐가 날 뻔 했다.

 

밤에 보는 화이트 비치 해변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디몰은 더 활기를 띄었다.

 

저녁은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또 패스트푸드 점으로 갔다.

 

저 고기 요리는 카왈리 로얄(Kawali Royale)이라고 하는 튀긴 삼겹살 요리인데 양파랑 같이 먹으니까 매우 맛있었다.

양파를 많이 볶은 게 아니라서 생양파 느낌도 있는데, 처음에 잘 못 먹어 매워서 죽을 뻔 했었다.

 

아마 저렇게 밥까지 먹고 나니까 9시 쯤 되었던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서 밍기적 거리다가 쓰러져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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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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