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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에 기억에서 멀어저 간 3,4년전 출장 내용을 씁쓸한 기억까지 꺼내면서 쓴 건 이걸 위해서였다.

먼저 당시 상황부터 설명하자면, 나는 새 회사에 들어갔다.

당시 그 회사에서 주목한 건 여행다니고 한 거였고 출장도 몇 번 다녔다고 하니 해외출장 보내줄 줄 알았다.

근데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출장의 출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

뭐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포기해서 작년 겨울에 내 나름대로 휴가를 아껴서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왔다.

 

그리고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해서 나는 작년에 갔다와서 다행이고, 올해는 비행기 타기 글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7월 말에 갑자기 나보고 벨기에 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나는 당연히 다음 얘기 줄 알고 상관없는데 어차피 안 보낼거라고 했었다.

그 "상관없어요"라는 한 마디가 갑자기 출장 서류를 작성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고,

설상가상으로 여권 만료된다고 하니 일단 만료 전 여권 가지고 오고, 가지고 왔더니 여권을 만들러 가라고 했다.

이 모든 것이 벨기에 출장 권유를 들은지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버버 하는 사이에 나는 어느샌가 벨기에 출장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이전에 기레기들이 코로나 시국에 공항에 사람많다고 구라를 치고 있었는데,

내가 본 인천공항은 그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안 그래도 기레기들을 믿지 않았지만, 실상을 보니 더더욱 이 놈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우리가 출장을 갔을 때는 한국에서 브뤼셀발 항공권은 없는지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간 뒤 벨기에로 가야했다.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갔는데 비행기 안에도 사람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자리가 어찌나 남았는지 누워서 가도 될 수준이었다.

 

 

아직까지 꿈을 꾸는 것 같았지만 어쨌든 나는 네덜란드에 도착하였다.

도착해서야 안 사실이지만 원래 데리러 오기로 하신 분이 안 오셔서

우리 중 유일하게 운전 경험이 있는 다른 분이 차를 렌트하였다.

슬프게도 나는 장롱면허라 하는 거라곤 가만히 있는 것 뿐이었다.

 

벨기에라고 다른 것은 없기에 우리는 출근 전에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자가격리가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11월까진 없다고 들었다. 그런데 다시 우리나라에서 확진자가 늘어난 지금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하다가 막힐 때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출장 전에 어느정도 들은 것이 있어 조금 덜 막히긴 했지만,

테스터 입장에서 이거 이상한데 내가 뭘 잘 못한 것인지 실제 이슈인지 판단하기엔 어려웠다.

 

여튼 2주간 코로나 검사 받은 이후엔 장 보는 것 빼고는 계속 방 안에만 있어야했다.

(장보기 위해 나가는 게 허용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허용이 된다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벨기에든 회사든 자가격리한다고 먹을 것을 따로 주진 않아서 1주일에 한 번은 장보러 가야했다.)

문자로 보내준다고 하던데 결국 오지 않아 자가격리가 끝난 시점에서 다시 검사받은 곳으로 가야했다.

다행히도 우리 모두 음성으로 결과가 나왔다.

 

한참 뒤에 우리 중 한분은 결국 문자로 받았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그 땐 불안감은 다 해소된 상태라 우리는 상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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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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