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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마지막을 장식할 도시는 밀라노다.

보통 밀라노는 잘 안 가는 도시이긴 하나, 내가 좋아하는 축구 팀인 인테르의 연고지라서

다른 생각 할 필요도 없이 무조건 넣고 봤다.

그리고 이를 위해 표까지 예약했는데, 그 전에 그래도 도시 구경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전날에 올라와서 구경을 하게 되었다.


이번 숙소는 중국 사람이 경영하던 곳이었다.

이미 로마에서 비슷한 경험을 해서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다시 한 번 선입견을 없앨 수 있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밀라노 대성당이다.

그런데 오자마자 왠 흑인, 아니 검둥이 놈들이 내 손을 낚아채더니 비둘기 모이 같은 걸 줬다.

그러고선 사진 찍으라고 하더니 나중에 이거 해줬으니 돈을 달랜다.

내가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억지로 해서 돈도 없다고 했지만

말도 안 듣길래 그냥 동전 주고 쫓아냈다.

솔직히 이 인간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거 하나하나가 본인들에 대한 편견을 생기게 하는데.

하긴 그런 거 생각했다면 그러고 있을 인물들이 아니다.


앞에 일도 있고, 눈도 오고 그래서 빡쳤는데 누군가 우산으로 씌워졌다.

뒤를 돌아보니 외국인 노부부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 사람들은 미국인이었는데, 교수일 하다가 정년퇴임하고 연금으로 해외여행한다고 하더라.

한국에도 갔다면서 부산과 인천의 절이 좋았다고 하던데 괜히 나도 뿌듯해졌다.


그런 친절에 감동받으면서 밀라노 대성당에 들어갔다.

성당은 밀라노에 축구랑 패션 말고도 다른 것도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특히 기둥과 스테인드 글라스가 예뻐서 사진으로 남겼다.


그러나 성당도 성당이지만, 메인으로 볼 것은 따로 있었다.

볼려고 예약 뚫리는 날짜까지 매일 찾아가서 대기했는데

이렇게 볼 수 있어서 굉장히 기대했던 것이다.


그건 바로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면 생각나는 작품이다.

사진을 못 찍게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찍게 해주었다.

대신 15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20~25명 정도의 사람들만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래도 이 걸 사진으로 남겨왔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격스러웠다.

아무래도 투자한 것이 있어서 더 보람차게 느껴졌을지도.


이 날의 요리도 피자. 잘 되는 집인지 대기해서 먹어야 했다.

분명 피자도 맛있게 먹었다. 그렇지만 웰컴 드링크에 내가 개인적으로 시킨 맥주,

마지막으로 사장님이 이탈리아 소주라고 하던 것까지 술이 진짜 좋았다.


밀라노에서의 첫 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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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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