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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는 시간을 두 번이나 늦춘 영향으로 류블랴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

체크인 시간도 지나서 돈 날리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퇴근하면서 문에 내 이름이 적힌 봉투를 붙이고

거기에다가 키를 넣어주어서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처음에 아무도 없었는데 좀 있다가 한국 사람이 들어왔었다.

오면서 얼핏 본 거 같은데,

어떻게 내가 한국인이지 알았냐고 물어보니 그럴 거 같더라고 했던가...

여튼 그 사람도 나랑 비슷하게 회사 때려치고 여행다닌다고 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고 유럽으로 왔다고 하던데,

무르만스크니 잘츠부르크니 갔다고 했던 것보다 더 부러웠던 것은

귀국 날짜를 정해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정도 여유가 있다는 뜻인 거 같은데,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을 자려는데, 이층 침대에는 콘센트가 없었다.

그래서 핸드폰 충전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나중에 이를 후기에 적으니까 해결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하더라.

나홀로 여행족에게는 그게 필수니까 꼭 해결 좀 되었으면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인과 아웃을 동시에 한 다음,

짐을 맡기고 블레드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그런데 여기는 너무 사람이 없었다.

아직 시골 티를 못 벗어난 베오그라드나

도시티를 뿜다 못 해 부산 서면 생각나게 하던 자그레브

모두 사람이 많았는데, 류블랴나는 사람이 정말 없었다.

적막함에 나도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할 느낌.


옛날에 갔던 기억을 박제하느라 관계없는 얘기가 많아졌는데,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블레드에 도착한다.

조금 더 걸어가면 블레드 호가 보인다.



애초에 블레드로 갈 생각을 못 했다가 여행 다니다가 추가하기로 결정한 곳이라서

그렇게까지 기대를 한 것은 아니였는데, 와보지 않으면 후회할 정도였다.

눈덮인 산과 고요한 호수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 호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푹 빠져서 한 시간 정도를 호수 한 바퀴를 돌았다.

마침 호수가를 도는 달리기 대회도 열렸던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다녔다.



한 바퀴를 돌고나서 블레드 성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말 가이드도 지원해주었다.

어느 대학교 교수님이 지원해주셨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여튼 그 가이드를 들으면서 들으면서 성의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지금은 기억나는 게 이 성이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라는 거.

그거 말고는 기억이......



높은 곳에 올라왔으면 경치를 찍어야 한다.

성에서 바라본 블레드 호수 전경은 지평선에서 찍은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진짜 설원의 호수라는 것만으로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갔다.



성 안에 있는 예배당은 성의 세월처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어디서 찍었는지 몰라서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하니까 위치와 함께 기억도 되살아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좀 쓸 걸.



여기는 성 쪽은 아니고 사목구 성당이 따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거리는 안 멀지만, 이런 성당도 있다는 것으로 보고 넘어갔다.



마지막은 버스 오기 전에 근처 카페에서 먹은 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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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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