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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벌써 세번째 출장 날이 왔다.

그 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모두들 코로나 백신을 맞기 시작했고,

나 역시도 얀센을 맞고 코로나의 두려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출장 길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길을 나서려는데, 

핸드폰이 손에서 미끄러지더니 문턱에 찍혔다.

평소에도 폰 패대기를 많이 쳐서 별거 없겠지라고 생각해서 폰을 보니

정확히 액정 반이 맛이 가버린 상태였다.

 

비행기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일단 근처에 삼성 디지털프라자가 있어서 뛰어서 가봤더니 한글날이라고 쉰다더라.

그렇게 출장 난이도가 갑자기 상승하며 그냥 가지말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당연히 그럴 순 없으므로 공항까지 가야했다.

 

폰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홍대입구에서 내려야 하는 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내리던 중 문에 몇 번 끼이기도 했었다.

 

그래도 폰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찾아보니

운서역 근처에 삼성 디지털프라자가 있어 여기를 가볼까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여기도 쉰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폰은 벨기에가서 수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결국 공항으로 왔다.

 

 

공항에 도착하니 현악 4중주가 연주 중이었다.

다른 때였으면 그냥 음악감상이라도 하고 있었겠지만, 여전히 폰 때문에 집중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번에도 기내식을 찍었다.

늘상 비행기를 타면 먹게 되는 거지만, 그래도 안 찍으면 섭섭하다.

 

암스테르담에서 서류뭉치를 보여주고 나니 역시나 별일 없이 통과되었다.

차이라면 저 서류뭉치에 백신 접종 내역도 있다는 것이다.

 

2,3시간 정도 기다려야 되서 남은 시간에 보다 만 넷플릭스나 볼려고 했는데, 

내가 봤던 거는 한국에서만 서비스 되는 것인지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멍 때리면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어 브뤼셀 비행기를 탔다.

25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리라서 이렇게 간단한 과자거리를 주었다.

 

그 와중에 코에서 뭔가가 흘러내리기에 콧물인 줄 알고 대충 닦을려고 하는데,

손에서 묻어나온 건 검붉은 액체였다.

뭐 그냥 닦으면 되는 거지만 아쉽게도 휴지가 없었다.

그래서 휴지 달라고 스튜어디스한테 얘기하니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너 괜찮나부터 해서 옆자리 승객은 나한테 휴지를 주는 등등...

아무리 이 시국이라지만 코피 자주 났던 사람으로서 뭔가 과도한 관심을 받는 듯 했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야 이제 이 고생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 시련이 하나 더 남았었다.

바로 몸만 오고 캐리어는 도착하지 않은 것.

설마설마 했는데, 캐리어 다 보냈다는 메세지를 보고 나서 개고생이 또 시작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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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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