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Acholyte Theory 2010. 2. 1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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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에는 핸드폰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뭐 군인 같은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집에서 안 사주는 것이 아닌 자신이 아직까진 필요가 없다기에 안 산 것이라고 한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연락이 쉽지 않은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맨날 놀자고 할 때마다 늘 얼굴을 비추어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할 일 없는 친구라는 것이 아니며, 집에서 세계경제를 주시하고 있다.

여튼 이 친구와 그저께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몰래 숨어서 그 친구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이 친구는 30분 동안 그냥 그 자리에서 고독을 즐기고 있었다.

내 핸드폰 번호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도, 그 친구는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내가 그 정도였다면, 벌써 5번은 전화로 어디냐고 물어봤을 것이다.

생각해보건데, 우리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방법을 잊어만 가는 지도 모르겠다.

그저 안 오면 휴대폰을 얼굴에 대고 "너 어디냐?"라고 윽박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지

가끔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이 자리에 올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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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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