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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나가지도 못 해서 출장 간 얘기 추억팔이하기 위해 글을 쓴다.

첫 회사에서 6개월만에 짤리고, 절차부심하는 마음으로 1년 반 정도를 공부하다가

원래 원하던 직종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놀고 있을 수는 없어서 거기라도 가기로 했다.

그래서 투입된 첫 프로젝트(핸드폰 단말 검증이었다.)에서 4개월 정도 하다가

갑자기 너 영어 좀 한다면서 다른 프로젝트로 갈 생각 없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내가 영어로 내세울만한 수준은 아니고 그냥 평균 수준이다.)

기존에 하던 프로젝트를 계속 하기엔 너무나도 팍팍했기 때문에 도망갈 기회로 생각하고 나는 수락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게 자동차 부품 검증 프로젝트였다.

기존에 하던 거랑은 달라서 뭔가 재미는 있었는데 문제는 사수는 출장 중이라 부재 중이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테스트도 못 해보고 문서만 읽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테스트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는 했으나 애초에 내가 테스트할 시료가 없었다.)

그러다가 2주 뒤에 사수가 오긴 했는데, 오자마자 나도 출장을 갈 수 있다는 거였다.

뭐 제대로 배운 것도 없는 상태인데 가서 뭘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첫 해외출장이고 거기에다가 유럽이라는 것 때문에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다.

 

 

그렇게 해서 내가 한 달간 머물게 된 곳은 이름도 어려운 영국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이란 곳이었다.

(나는 아직도 이 도시 이름을 외우지 못해 말로 하면 얼버무리곤 한다.)

셰익스피어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그 쪽까지는 가지 않고 그냥 호텔 주변만 돌아다녔다.

위의 사진들은 그 때 돌아다니면서 남긴 야경 사진이다.

윗 사진은 호텔 앞 다리 쪽이었던 거 같고, 아래는 좀 밖에 나가서 맥주 사러 가다가 찍은

출장 생활이 내가 생각한 것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사진 찍는 건 몇 안 되는 낙이였다.

 

결국 이 출장 생활의 끝은 좋지 않았다.

출장 가서는 아무 것도 못 했고, 돌아오자마자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테스트를 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나를 내보내기로 결정된 상태였다.

그래서 내가 간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그들에게 보란 듯이 열심히하였다.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은 핸드폰이 날아가면서 사진은 많이 남지 않고 이 두 장만 남았다.

그렇게 씁쓸한 기억만을 남긴 곳이긴 한데, 만약 다시 가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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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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