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연말에 여행할려고 했지만,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동료가 같은 날에 이미 휴가를 쓰는 바람에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설연휴가 되어 이번에는 꼭 가리라고 마음먹고 찾아봤는데,
설이라서 이미 많은 비행기가 매우 비싸거나 아예 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접을까 하다가 9일이나 되는 휴가를 그냥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냥 생각나는 곳 아무데나 찾아보다가 그나마 싼 지역인 일본 삿포로로 결정했다.
물론 이 표도 다른 날에 비하면 매우 비쌌지만,
솔직히 이럴 때 안 가면 딱히 다음에 갈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고로 출국 3일 전인 22일에 표를 샀다.
그리고 숙소를 알아보니 통으로 쉴 수 있는 곳은
합계 금액이 5백만원에서 천만원까지 되는 터무니 없는 곳만 남았다.
따로 나눠서 잡아야 하나 싶었는데 그럴바엔 다른 곳으로 가는 게 낫겠다 싶어
남은 기간의 반은 다른 동네로 가기로 했다.
택시비 내기 싫어서 전날에 와서 홋카이도 예행 연습으로 러브레터를 봤다.
영화가 나온지 거의 30년이 되었음에도 마음 한 곳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나카야마 미호의 명복을 빈다.
이번 여행에서 탄 비행기는 대한항공이었다.
그래서 표도 모바일 앱으로 나왔고 체크인도 셀프로, 짐 붙이는 것도 안내만 받았을 뿐 셀프로 했다.
원래 사람 만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까지 하다보니 조금 불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검사에서 시간을 잡아먹었다.
스마트패스까지 했음에도 말이다.
인천공항에 사람을 좀 더 고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비행 시간은 2시간 좀 넘었다.
몰랐는데 동해바다 건너서 홋카이도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부산 쪽으로 갔다가 일본 열도를 타고 삿포로로 갔었다.
아무래도 북한 영공을 지날 수가 없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리고 삿포로 도착했을 때도 고역이었는데 여기서도 출입국 심사까지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다.
거진 1시간을 기다려야지 통과할 수 있었다.
그나마 대한항공에서 Visit Japan 링크를 보내줘서 QR코드 생성까지 마쳐서
중간에 빠꾸먹고 다시 작성하느라 시간을 더 허비하는 일은 없었다.
삿포로 역까지는 기차를 타고 갔다.
쾌속 에어포트가 37분인가 걸린다고 하는데 내가 탄 건 그게 아니었는지 중간에 서는 역도 몇 개 있었다.
그리고 괜히 불안해서 지정석으로 구매했는데 그게 840엔인가 더 들어갔다.
대신에 그만큼 앉아서 갈 수는 있었다.
삿포로 역에 내려서도 얼탔는데 어디서 지하철 표를 사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한 10분 정도를 두리번 거리다가 아직 내가 JR 역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나가니까 바로 지하철 표를 사는 곳이 보였다.
여기서도 당황스러웠던 게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ATM을 찾아서 갔다가 카드 인식이 안 되서 또 당황했다.
다시 보니 비자랑 마스터를 지원하지 않는 ATM이라 다른 ATM으로 가서 돈을 뽑을 수 있었다.
어차피 많이 쓸 거 같아서 SAPICA 카드에 이름 박아 놓았다.
이름은 지웠는데 요새 그림판도 좋게 나온 건지 감쪽같이 지워졌다.
그렇게 지하철 타고 숙소까지 가서 짐을 내려놓은 다음 다시 삿포로 시내인 스스키노로 갔다.
다른 건 아니고 거기에 라멘 거리가 있다고 하길래 갔다.
라멘 거리라고하길래 좀 클 줄 알았는데 길이라기 보단 건물 틈같은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멘이 맞있어서 그런지 하나같이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사람이 없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서주문하고 나니 갑자기 7명이나 와서 또 라멘을 먹기 시작했다.
홋카이도에서 제일 유명한게 미소라멘이라고 해서 그거랑 삿포로 맥주를 시켰다.
예상하는 맛이긴 했지만 라멘에 맥주가 안 어울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맥주를 한 잔 더 시켜서 마셨다.
배도 부르고 취기도 오르니 피곤해서 자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내를 한 번 찍고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