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투어의 처음은 사카라라는 곳이었다.
원래 여기는 그냥 혼자서 가면 못 보는 곳이라서 포기했는데,
차를 타고 오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게 조세르의 피라미드라고 한다.
막연히 이집트에 가자는 생각만 해서 몰랐는데 이 피라미드는 이집트 고왕국 제3왕조라는 시대에 지어졌다고 한다.
제3왕조는 기원전 2686년부터 기원전 2613년까지 존속했다고 하며 조세르는 제3왕조의 두번째 파라오라고 한다.
물론 가이드가 설명해주었지만, 영어로 한 지라 잘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대신에 얘기는 많이 했는데 가이드도 나랑 같은 나이인 만 34에 애가 두 명 있다고 했다.
들어보니 그녀는 대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결혼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에게 가본 나라들 중 어디가 좋았냐고 하길래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을 얘기하자 부러워했다.
다시 피라미드 얘기로 돌아와서 여기는 생각보다 많이 넓었다.
처음에 봤을 때는 아직 발굴 중인 건가하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더 이상 하기엔 어려워서 그냥 둔 것일 수도 있겠다.
여기에서 개를 봤는데 들개인지 목줄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이드는 개를 무서워하는 것 같았으나, 다행히도 개는 별 다른 위협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쓰다듬으니까 좋아하던 것 같았다.
피라미드 안에 들어가보고 싶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들어가보라고 했다.
들어가서 본 곳은 그냥 어두컴컴한 곳이라 그런가보다고 하고 넘어가려는데
안에 있던 피라미드 담당 직원이 플래시를 비추더니 벽 곳곳에 상형문자들이 있었다.
하마터면 못 보고 갈 뻔했으니 팁을 주었다.
그리고 이집트 벽화들도 볼 수 있었다.
거진 4500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멀쩡하게 보존되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카라를 가기 전에 사진을 조금 더 찍어보았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학생들이 카페트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학교를 갔다.
가서 카페트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원하면 카페트를 살 수 있었다.
으레 이런 투어가 그렇듯 한 곳 둘러보고 나면 가게 들러서 사라는 거였다.
그렇지만 이건 너무 비쌌기에 못 산다고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사카라에서의 추억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