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하노이 근처만 볼 생각이었는데,
하노이 숙소에서 하롱 베이는 꼭 봐야 한다면서 싸게 해준다길래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서 하롱 베이로 가기로 했다.
이날은 유독 비가 왔다 그쳤다를 반복했는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차 에어콘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다행히도 수습이 되었다.
중간에 휴게소 같은 곳에 잠시 내렸다.
그래서 밖을 찍었는데 영락없는 정글이었다.
여기는 진주 관련 상품들을 파는 곳이었다.
나는 그냥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약 3시간만에 선착장에 도착했다.
저기에서 배를 타고 하롱베이의 주요 코스로 이동한다.
간만에 배를 타는데 신이 나긴 했다.
특히 선상 레스토랑에서 베트남 요리를 맛 보는 것이 좋았닫.
저기서 내 입맛에 맞았던 것은 닭고기 요리였다.
바다라 그런지 비가 왔다 안 왔다 하는데 비올 때는 장난 아니게 왔다.
그래서 주로 안에서 구경을 했다.
그래도 비구름 안에서 하롱 베이의 섬들이 보이니 그것도 장관이긴 했다.
밥 먹을 때는 안 샀는데, 저 경치를 계속 보니까 그냥 보기엔 아까워
맥주 한 캔을 사서 봤다.
시원해서 저 경치를 보는데 더 기분이 좋게 해주었다.
그렇게 배를 타고 가다보니 어느새 하롱베이의 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때는 사진 좀 잘 찍어보라는 듯 비도 그쳐있었다.
이윽고 배가 멈추기 시작했다.
확실히 가까이서 보니까 더 아름다웠다.
첫번째로 구경하는 곳은 승솟 동굴이었다.
동굴로 가기 전에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하롱 베이하면 섬 정도만 생각했는데, 이런 동굴이 있는 줄은 몰랐다.
검색해보니 석회암이 빗물 등에 녹아서 생긴 카르스트 지형 중 하나라고 한다.
2천만년 전부터 시작되어 이런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각 여행사에서 사람들을 데려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되게 많았다.
그래도 너무 많아서 못 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서 여행객을 받을 때 제한이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사실 여기를 개인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이다.
갑자기 저글링 같은 거 튀어나올 거 같은 느낌?
이 곳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여길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여담으로 이 곳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도 궁금하다.
승솟 동굴을 떠나 두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가는 데도 비가 왔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두번째로 간 곳은 루온 동굴이다.
여기서는 베트남 전통 배인 뱀부와 카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동할 수 있었는데,
카누 같은 걸 타본 적이 없는 나는 그냥 뱀부를 선택해서 뱃사공이 가는 대로 갔다.
루온 동굴은 말이 동굴이지 그냥 바위 틈을 통과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통과할 때마다 고개를 숙여서 머리를 부딫히지 않게 조심해야 했다.
그 바위틈 사이를 지나자 TV에서 봐왔던 광경이 펼쳐졌다.
배 띄워놓고 술 한잔 하면서 시조 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지금보니 일출이나 일몰이 되면 더 아름다울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이 때는 용케 비도 오지 않았다.
한 폭의 수묵화 같았던 경치를 뒤로 하고 마지막 행선지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띠똡 섬이다.
이름의 유래는 소련의 우주비행사인 게르만 티토프가 이 곳을 좋아해서 자주 찾아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한 5분 정도 걸렸던 거 같다.
올라가면서 경치를 봤는데 왜 이 곳을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비록 이 때는 비를 맞아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과연 맑을 때는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긴 하다.
돌아가는 길을 찍었다. 다 구경하고 숙소까지 도착하니 9시가 되었다.
처음에 하롱 베이 투어를 예약하는데 도와준 직원 말처럼
안 가봤으면 왜 안 가봤냐고 계속 얘기를 들을만한 곳이었다.
이번에 가서 느낀 점으로 나도 누군가 베트남 간다고 하면
꼭 가보라고 권할 수 밖에 없을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