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박지성 형님의 사진을 영접하기 위해 에인트호벤에 도착했다.
물론 우리가 박지성과 이영표가 뛰던 시절에는 아인트호벤으로 알았지만, 네덜란드 발음으론 저거라고 하더라.
갈 때는 몰랐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경기장은 역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던 거 같다.
지금 구글 맵에서 찍어보니 걸어서 15분 정도로 나오는데, 실제로도 그 정도였던 거 같다.
드디어 경기장이 보였다. 마침 가는 순간 경기가 끝났는지 휘슬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뒤에서 조금 기다리다보면 경기를 뛰고 나오는 선수들을 볼 수 있었겠지만,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이 누군지 모르므로 거기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본래 목적이었던 박지성 사진을 보러왔다.
옆에 PSV 시절을 함께 했던 코쿠가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어로 써있는 것도 놀랍지만, 더 의외였던 것은 경기장 입구 중 가장 큰 곳에 박지성 사진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왼쪽 문을 박지성과 코쿠가 맞아준다면,
오른쪽 문은 브라질이 낳은 불세출의 스타 호나우두와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뤽 더 용이 환영해주고 있었다.
물론 다른 문에서도 선수들이 환영해주고 있었다.
미국의 다마커스 비즐리라고 처음 얼굴을 봤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찾아보니 박지성과 같이 뛰었던 선수였다.
루크 닐리스로 저 환영 문구만 봐선 네덜란드 선수인 줄 알았으나, 벨기에 선수였다.
그리고 이 선수는 98 프랑스 월드컵 때 우리나라에게 골을 넣은 악연이 있는 선수였다.
용산에서 굴욕을 당했던 추억의 축구 선수 케즈만도 여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MD7이라는 조롱을 듣기도 했던 데파이도 PSV가 자랑할만한 선수에 포함되는지 사진이 있었다.
역시나 박지성의 팀 동료였던 보겔도 있었다.
멕시코의 스타 과르다도도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국가대표인 비날둠도 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프랑스의 니콜라스 이시마트 미린이란 선수도 있었다.
사실 이 선수는 지금 찾아봐도 별 다른 거 없어서 그냥 PSV에 큰 공헌을 한 선수이겠거니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00년대 스트라이커를 꼽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반 니스텔루이도 여기에 있었다.
이쯤 되니까 점점 예전에 축구 열심히 보던 시절이 생각나서 감회가 새로웠었다.
브라질의 에우렐류 고메스로 이 때 당시에는 몰랐으나 지금 찾아보니 또 박지성과 같이 뛰었던 선수이다.
이렇게 보면 PSV가 챔피언스리그 4강을 갔던 2004-05 시즌을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았다.
이 선수는 콜롬비아의 산티아고 아리아스라는 선수이다.
이 선수도 잘 모르는 선수라 앞의 이시마트 미린처럼 뭐 큰 공헌을 했겠거니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왼쪽의 선수는 가나의 에릭 아도라는 선수로 역시 박지성의 동료였다.
그리고 가운데 선수는 멕시코의 로사노.
그리고 브라질에서 또 뺄 수 없는 선수인 호마리우도 있었다. 아마 여기에서 가장 오래된 선수가 아닌가 싶었다.
조금 의외인 사실은 정작 PSV가 트레블을 했을 때의 선수들은 없고,
2004-05 시절의 주장이었던 반 봄멜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돌아가기엔 아쉬워서 나를 축구로 이끌어준 호나우두 사진을 한 번 더 찍고 나왔다.
그리고 PSV의 왕년의 스타들인 코엔 딜렌과 윌리 판 더 쿠에이렌이라는 선수 동상도 있었다.
그냥 고대 선수들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는데, 윌리 판 더 쿠에이렌은 저 때 당시만 해도 살아있었는데
이 글을 쓰는 날짜 기준으로 3일 전에 죽었다고 한다.
아마 지금쯤 찾아갔으면 느낌이 또 달랐을 것 같다.
경기장만 갔다 오기엔 아쉬워서 신트카타리나커크란 곳도 가서 사진을 찍고 왔다.
이번 동네는 예전에 축구 열심히 보던 시절이 생각나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