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반만에 베를린을 구경할 시간이 생겼다.
뭐 그 때는 낮에 실컷 구경했으니 이번에는 밤에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찰리 포인트이다.
통일 전까지는 삼엄한 경비를 이뤘을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렇게 밤에 돌아다니는 게 격세지감으로 느껴진다.
우리나라도 통일이 되어 DMZ를 돌아다니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뢰 때문에 막 돌아다닐려면 더 걸리겠지만 적어도 고속도로는 뚫려있지 않을까.
그 와중에 근처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태극기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곳에 국경선 역할을 할 때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었을 지 궁금하긴 하다.
있었다면 종교를 부정했던 공산주의를 채택했던 동베를린은 없을 거 같고, 서베를린에만 있었을 거 같다.
다시 다음 곳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그 와중에 신기했던 건 English Sector라는 영어 학원 광고였다.
우리나라 DMZ도 통일되면 저런 식으로 광고로 활용될 수 있을려나.
그런데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씁쓸할 뿐이다.
그리고 간 곳은 브란덴부르크 문이다.
전에는 환할 때 가서 이렇게 빛이 나고 있는지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어두울 때도 구경하게끔 불을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의 추억도 살릴 수 있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여기에서 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가
그 유명한 "Ich bin Berliner"(나는 베를린인입니다.)라는 연설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베를리너 돔으로 갔다.
전에 왔을 때는 낮이라서 이 교회가 검은 색이었는데 밤에 오니까 전보다 환해보였다.
어째 좀 역설적인 말이긴 하지만 어둠이 교회의 그을린 부분을 가려주다보니 교회가 밝아보일 수 밖에 없었다.
출발은 6시에 하는 거라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반대편에서 기차역을 찍어보았다.
그러고보면 밤에 이렇게까지 돌아다닌 적은 없었더 거 같은데 많이도 돌아다녔다.
여기까지를 끝으로 이번 유럽 출장에서 돌아다녀본 도시를 다 적었다.
사실 마지막에 스위스도 한 번 가볼려고 했으나, 하필 오미크론이 터져 다시 국경이 폐쇄되는 분위기라 가지 못 했다.
그리고 출장도 프로젝트 사정으로 이 이후로는 가지 못 했다.
다시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기도 한데, 이제는 마음대로 갈 수 있으니까 그런 점은 좋다.
이 글을 쓰는 오늘 다시보니 공항가는 리무진 버스도 다시 가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그 이후로 여행간 곳을 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