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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실질적으로 이날 하루 말고는 보러 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다 돌아볼려고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한 군데 빼고는 다 붙어 있어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다.

그래서 그 한 군데를 뺄까 하고 생각했으나,

그러면 반나절이 붕 떠버리기 때문에 그냥 가기로 했다.

어떻게 갔냐고? 왕복 2시간 걸어서 갔다...




구 소련 건물 느낌을 볼려면 진짜 여기가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삭막한 느낌이 소련이 해체한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냉전 시기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뭔가 버려진 듯한 것들도 많이 있었다.

뭐 여기는 원체 땅이 넓으니까 이런 식으로 널부러져도 괜찮을지도.



가면서 슬슬 바다가 나에게 손짓하는 느낌이었다.

힘들어지다가도 이걸 보는 순간 힘이 솟아났다.



그렇게 1시간을 걸어 마야크 등대에 도착했다.

안타깝게도 안에 들어가볼 수는 없었지만,

드넓은 동해 바다를 보고 있으니 내 머리 속도 시원해졌다.


원래 갈 때는 이렇게 왔으니 올 때는 버스같은 거라도 타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내 눈에는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또다시 1시간을 걸어야 했다.



다시 역으로 도착하고 나서 오늘의 첫 끼를 먹었다.

계속 군것질만 할 거 같아서 기왕이면 그 중에서도 러시아 같은 걸 먹어보자는 생각에

샤슬릭 롤을 사서 먹었다.

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사진처럼 아예 컨테이너 박스를 박아놓고

그 안에서 장사하는 노점들이 많았다.

이정도면 노점은 아닌 건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내 관광을 하였다.

처음으로 간 곳은 혁명 광장이었다.

저 동상에 쓰여진 문구는 검색해보니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시작되어 1922년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끝났다는 의미라고 한다.

저 때 혁명에 참가한 사람들이 지금의 러시아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



근처에 추모탑과 동방 정교회 십자가도 있었다.

아마도 밑에 1917-1922로 보아 러시아 혁명 시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에 방문한 곳은 니콜라이 개선문(Nikolai Triumphal Arch)이다.

사실 어딘지 모르고 갔으나 내가 기대한 동유럽 느낌이 난 것은 매우 반가웠다.

새 거 느낌이 나서 그냥 세워진 건물인 줄 알았는데 나름의 역사가 있었다.

이 개선문은 원래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방문해서 세워졌으나

(그러니까 전쟁에서 이겨서 세워진 게 절대 아니다)

구 소련 시절 파괴했다가 2003년에 다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그 다음에는 전몰자 추모비가 있는 쪽으로 갔다.

아마도 도시의 특성상, 그리고 앞에 잠수함 박물관이 있는 것으로 봐선

해군 쪽으로 추정된다.

정확히 어느 전쟁 때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의 사진을 번역해보니 2차세계대전인 거 같다.



그리고 바로 앞의 S-52 잠수함 박물관에 갔다.

사실 여기를 갈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어차피 군함은 어제 역 뒷편에서 봤는데 굳이 돈내고 들어가야 할까.

할 거 없어서 들어가긴 했지만 안 들어가봐도 그만인 곳이다.

러시아인이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니 뭐...

해군기지 도시인 만큼 있다는 걸로 생각하자.



그리고 길을 가는 도중에 광장 같은 것이 있길래 가봤더니 동상이 있었다.

주인공은 세르게이 라조(Sergey Lazo)라는 공산주의자로,

극동 지방에서 활동하였다고 한다.

몰도바 태생인 그는 시베리아를 넘어 극동까지 와서 적군 활동을 하다가

동료들과 함께 체포되어 일본군 또는 러시아 백군에게 불타 죽었다고 한다.



이 동상은 블라디미르 비소츠키라는 배우 겸 가수의 동상이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나고 죽은 그의 동상이 세워진 이유는

아마도 그가 소련 시절 그가 많은 민중가요를 불러서가 아닌가 싶다.

우리로 치면 양희은 동상 같은 느낌일려나.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체사레비치 제방(Tsesarevich Embankment)이었다.

처음엔 그냥 해변 거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제방이라고 하니까 모래사장 없는 모습이 이해가 갔다.

여긴 블라디보스톡 애들 놀이터로도 사용되는지 애들도 많이 있었다.

근처에 철길도 있는데 실제로 철도가 다니는지는 모르겠다.



이 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은 유달리 동상이 많았다는 것이다.

공산주의 특성상 선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거 같다.

(물론 저 천사 동상은 그거랑 거리가 멀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저 동상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른다...



여긴 테마 거리처럼 조성해놓은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앞의 Gum Old Courtyard가 쇼핑몰 이름이라고 한다.

속은 느낌이지만 이런 식으로 건물을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물론 땅덩어리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꿈같은 얘기지만.

그리고 여기에 광장인지 공원인지 이름 붙이기 어려운 곳들도 많았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중간중간에 쉴 곳이 있으니까 좋았다.

다만 여기에도 동상이 있지만 누구를 위한 곳인지 모른다는 것 뿐.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독수리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었다.

샌프란시스코를 가보진 않았지만,

확실히 여기에서 금각교를 보니 비슷해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저기 저 동상은 키릴 문자를 만든 키릴 형제 동상이라고 한다.

사실 야경을 찍고 싶었으나,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어두컴컴한 곳을 돌아다니기엔 무서워서 접었다.



마지막으로 스베틀란스카야 거리의 일몰을 끝으로 두번쨰 날의 일정도 끝마치겠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행글 올라가는 속도가 좀 빨라진 느낌이다.

혼자 놀고 겜도 안 하고 있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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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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